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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들 전철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고, 이게 꽤 양이 돼서 밖에 나가는 걸 안하는 게 더 나아보이는 상황이었다.

삿포로에서 이틀을 묵는데, 숙소를 처음 예약할 때 삿포로에서 이틀 있을 생각을 안해놔서 숙소가 달랐기에 숙소에서 쉬는 건 또 체크인을 기다려야 했다.

11시 정도였는데 체크인까지 4시간이 남았지 비는 또 오지게 오지 선택지가 딱히 없었다.

그나마 밖에서 가장 덜 걸어다닐 근처 관광지로 오타루 운하가 생각나서 먼저 오타루로 갔다.

삿포로에서 한 시간도 안 걸리고 나는 동일본-홋카이도 패스가 있었으니까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됐다.

오타루 운하를 가려고 오타루행 열차를 탔다.

오타루에 갔는데 오타루도 딱히 비가 덜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계속 비가 오고 있어서 어쩌지 하고 있는데 오타루 역 안에 무료 우산 대여 장소가 있었다.

반납할 때 꼭 오타루 역으로 반납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근처에 다른 역에다가 반납해도 되는 우산이었다.

오타루 역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면 철길이 나오고 거기서

더 걸어가면 운하가 나온다.

우산이 있어도 오타루 운하까지 가는 과정에서 이미 신발이 다 젖어버렸다. 밖에 오래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서양미술관이라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 봤다. 공예품도 있어서 구경하고 예술 작품 극소수도 걸려있었는데 딱히 관심은 없었다.

오타루를 그렇게 짧게 떠나고 신발이 젖었는데 비는 그대로 그치지가 않아서

실내로 돌아다녀야겠다 해서 그냥 홋카이도의 공항인 신치토세 공항을 가기로 했다.

신치토세 공항은 삿포로에서 30~40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한국에 안 간지도 오래돼서 오래 간만에 공항기분도 느껴볼 겸해서 가봤다.

가니까 동물로 많이 꾸며놨다. 캐릭터 상품을 파는 곳도 가봤다.

도라에몽이나 헬로키티 같은 일본 캐릭터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홋카이도 우유 카스테라가 눈에 들어와서 보고, 유리를 다 보이게 해놓은 기계로 초콜릿 만드는 공장도 돌아보고 치토세 공항을 떠났다.

공항에서 다시 삿포로로 갔다가 거기에서 숙소로 가고 밥도 먹고 해서 하니까 6시가 조금 넘었다.

밤에는 비가 오후보다 훨씬 덜와서 어디라도 갔다올까 하다가 떠오른 게 모이와 산이다. 삿포로의 서쪽 지역에 있는 산인데, 여기에서 삿포로 지역을 다 볼 수 있는 야경 성지가 있어서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딱히 할 것도 없고 이게 거의 삿포로에서 마지막 일정이라서 그냥 가보기로 했다.

한 시간 정도 올라가면 산의 정상에 도착하기는 하는데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비가 왔기 때문에 땅이 젖어 있었고, 발이 푹푹 빠지는 경우도 있었다.

비가 와서 구름이 많았고, 비 자체도 시야를 가려서 야경이 딱히 제대로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종이 있는 데가 더 예뻐보였다.

열쇠 거는 곳도 뭔가 물방울이랑 빛이랑 같이 있으니까 보기 좋았다. 물론 오가는 길이 힘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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